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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 청학동 서당, 관리감독 주체없는 ‘사각지대’

-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대책 마련 시급
- 지리산 청학동 서당 11곳에 초·중·고생 111명 생활


경남 하동군 지리산 청학동 서당(예절기숙사)


최근 잇따르고 있는 경남 하동 청학동 서당 입소생들의 엽기적 상습폭력과 성폭력 사태는 관리감독 주체가 애매한 제도적 맹점 탓이라는 지적이다.

 교육청에 신고한 후 과외교습을 하더라도 서당에서의 숙식은 학원법과 무관한 부분이어서 지방자치단체가 위생법 등을 근거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인 과외교습자의 경우 서당에서 학생들로부터 교습비를 받고 행하는 교습행위만 관리 대상이다. 실질적인 숙식이 이뤄지는 서당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거나 집단급식 과정에서 식중독 등이 발생하더라도 관리 감독할 법적 근거가 없다.

지난 1~2월 서당 기숙사에서 동급생과 선배 2명이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의 머리를 변기에 집어넣고 입에 샴푸 등을 강제로 넣는 등 집단 폭행을 가했다. 피해 학생의 부모가 경찰에 고소,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에는 7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또 다른 서당 기숙사에서는 지난해 2월 10대 남학생들이 동급생 남학생에게 유사성행위를 하거나 폭행을 한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가해 청소년 2명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29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하동 지리산 청학동 기숙사 추가 폭행 피해자입니다’라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하동경찰서에 낼 고소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청원인 A씨는 “모든 가해자가 간곡히 처벌 받기 위해 글을 올린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A씨는 “우리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다. 사건이 일어난 서당 기숙사에 작년 5월10일 입소해 12월30일 퇴소했다”며 약 7개월 동안 피해 입은 사실과 문제점을 토로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대부분 지자체와 교육기관의 지도감독을 받지 않는 서당에서 발생했다. 서당은 학원법에 따른 교습소·학원도 아니고 수련법에 따른 청소년수련시설도 아니어서 관리주체가 없는 사각지대에 있다.

 2018년 청학동 서당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당시 대법원은 예절·인성교육 등 교습행위를 하는 모든 서당은 등록할 것을 판결했고 이후 서당들이 개인과외교습자 또는 학원으로 등록을 하게 됐다.

그러나 서당을 운영하던 사람들이 개인과외교습자 또는 학원으로 등록하고, 원래 운영하던 서당은 폐쇄하지 않은 채 일종의 숙소(하숙) 개념으로 계속 운영하고 있다. 청학동 폭력 사태는 대부분 이 같은 서당에서 발생했다.

하동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서당은 수련시설도 아니고 관리감독 주체가 아무도 없는 사각지대에 있다”며 “서당에서는 교습행위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숙식을 하면서 다른 활동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종훈 경상남도교육감도 "2018년 성폭행 사건 뒤 교육 당국이 직접 개입하려고 했지만, 일부 시설만 학원으로 등록해 지도 감독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학동에는 현재 총 11곳의 예절학습당(서당)에 초등학생 60명, 중학생 41명, 고등학생 10명 등 총 111명이 수용돼 있다. 2곳은 청소년수련시설로 하동군 소관이다. 또 1곳은 기숙형 종합학원, 나머지 8곳은 개인과외교습자로 신고돼 하동교육지원청의 지도감독을 받고 있다.

하동군 관계자는 “지자체는 청소년수련시설 2곳만 관리하고 있어 그 외 서당과 교습소, 학원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르고 있고 지자체 관리를 받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학동 서당의 폭력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학원이나 개인과외교습자 또는 청소년수련시설 등으로 등록이나 신고하지 않고 서당(숙소)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숙형 학원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학원 폭력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우선 서당의 개념 정립이 중요하다. 전통문화라고 생각한다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지원조례를 만드는 등 교육기관과 지자체가 협조해 서당이 제도권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글쓴날 : [2021-04-01 11:0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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