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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국가교육과정 내년 대선 이후 확정…개정 작업 흔들리나

- 국가교육위 출범 지연에 공론화 절차 거쳐 개정키로
- 국가교육회의·교육감협 협력…대국민 여론조사·숙의
- 교총 "성급히 추진하면 안 돼…사회적 공감 속 진행"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1.04.20.

문재인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던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늦어지면서 결국 2022 국가교육과정 개정도 교육부가 다시 키(key)를 쥐게 됐다.

교육부는 우선 국가교육위원회 취지를 살려 공론화를 통해 차기 교육과정을 개정할 방침이지만 당장 내년 상반기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어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교육계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다음 정권이 들어선 이후 확정되는 만큼 공론화 과정에서 교육이 또 다시 정치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0일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 교육 구현과 미래 역량을 갖춘 자기주도적 혁신 인재 양성'을 비전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큰 방향을 제시하긴 했지만 이를 구체화하는 개발 과정은 교원과 학생, 학부모,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를 통해 공론화 하는 형태를  취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는 당초 차기 교육과정 개정을 국가교육위원회에 일임할 계획이었다. 중장기 교육 비전은 기속력을 가진 국가교육위원회가 정해 정권이 바뀌더라도 교육정책 큰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는 국가교육위원회는 국가교육과정 기준과 내용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해 고시하고, 수립한 국가교육과정에 대해 조사·분석,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 통과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임기 내 설치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전 잠시 과도기적 성격의 기구로 발족한 국가교육회의는 올해 4기까지 출범했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지난 20일 브리핑 자리에서 국가교육위원회가 설치될 경우를 가정해 "국가교육위원회의 기본 기능은 국가교육과정 기준을 수립하는 것"이라며 "국민 의견수렴 절차와 결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국가교육위원회에 전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가교육회의는 당장 5월부터 약 1개월간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교육과정 개정 관련 찬반 양론이 팽팽한 쟁점에 대해서는 정책숙의도 거칠 계획이다.

교육부는 올 하반기 중 2022 국가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총론·각론 시안을 개발한다. 2022년 하반기엔 총론과 각론을 확정 고시할 예정이다.

2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계획'에 따르면 2022년 발표할 차기 초·중·고 국가교육과정에 고교학점제 관련 내용을 담기로 했다. 2025년 고1이 치를 2028학년도 미래형 대입전형 제도는 2024년 상반기 발표 예정이다.


문제는 당장 2022년 5월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빠르면 하반기부터 교육 공약을 쏟아낼 공산이 커진다.

이광호 국가교육회의 기획단장도 "2022 교육과정은 2개 정부를 거치게 되는 특수한 조건에 있다"면서 "국민과 함께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데 사실은 충분하게 숙의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이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지난 20일 교육과정 개정 관련 정책대화 자리에서 "2022년 하반기까지 마무리해야 해 시간이 길지 않고, 학생·학부모와 현장의 의견 수렴해야 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물리적 시간"이라며 "현장의 의견 수렴하고, 앞서 말씀드린 방향과 취지를 살려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교육부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서둘러 교육과정을 개정하느라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는 "올해 교육과정 총론을 확정 짓고 내년까지 대학입시 개편 방향을 마련·발표하는 등 성급히 시기를 못 박고 추진해서는 안 된다"면서 "사회적 공감 속에 차분히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의견수렴과 공론화 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가 밝힌 2022 교육과정 개정 추진계획에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그린스마트미래학교,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 등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다수 담겨있지만 정쟁 이슈로 비화될 경우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총론 취지를 각론에 반영하는 논의 과정에서는 교과 이기주의, 중복 해소 등 쟁점에 따라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 이번 개정에서는 인문학 및 인공지능(AI) 전문가, 교원 및 시민단체, 각론 연구진 대표 등으로 이뤄진 각론조정위원회가 이 역할을 맡는다.

각론조정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국민과 함께'라는 비전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이제까지 시끄러웠던 각론 조정이 어쩌면 그렇게 시끄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며 "각론 조정 필요 없이 원만하고 합당하게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 글쓴날 : [2021-04-21 10:3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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