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인사상 혜택 유지되고 올해 3억원 지원
자공고, 일반고와 차이 없다는 지적…지원 매년줄어
서울 모든 자율형 공립고(자공고)가 내년부터 모두 일반고로 전환된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이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지역 내 자공고의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지만 내년 일괄 전환을 결정한 것은 서울이 처음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8일 관내 자공고 18개교를 2021학년부터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낸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기간 5년 남은 자공고도 내년 전환…"학교 동의 받아"
교육부 정책에 따라 자공고는 2025년 일반고 전환이 이미 확정된 상태였다. 시교육청의 이번 결정은 2025년까지 지정 기간이 남은 다른 8개교도 내년부터 일반고로 일괄 전환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 교장들이 학교 내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도 2월까지 자공고로 운영하겠다는 일반고 전환 신청을 해 왔다"며 "순차적으로 전환되기보다 18개교가 다 함께 일반고로 전환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자공고는 지정 기간을 연장하고 싶어도 더는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도부터 전국 자공고에 지급되던 3700만원의 특별교부금 지원도 끊어진다.
지정 기간을 남기고 자공고 전환을 신청한 자공고는 구현고·당곡고·등촌고·성동고·수락고·원묵고·광양고·서울여고다. 다른 10개교(경동고·경일고·고척고·금천고·대영고·연목고·미양고·상암고·중경고·청량고)는 2021년 2월부로 지정기간이 종료돼 일반고 전환이 이뤄진다.
시교육청은 교육부 훈령에 따라 자공고가 받아오던 인사상의 혜택을 당분간 유지해 주기로 했다. 자공고 체제로 입학한 현 고1 학생들이 졸업하는 2022년까지다.
자공고들은 2022년까지 교원을 30% 범위 내에서 초빙해 뽑을 수 있으며 전입 요청 비율(전입자 수 10% 내외), 정기전보 대상 교원의 20%를 유예시킬 수 있다. 또 훈령에 따라 자공고에 의무였던 '교장공모제'는 일반고처럼 학교 선택사항으로 변경된다.
예산 지원도 늘어난다. 서울 자공고에 2025년 고교학점제 일괄 전환과 원격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예산이 교당 3억원 지원된다. 내년부터는 일반고 역량 강화 예산을 차등 지원받게 된다. 시교육청은 자공고 학교당 평균 8000만원 내외로 보고 있다.
재학 중인 학생들도 자공고 학생으로서 신분이 졸업 때까지 유지된다. 현재 편성된 교육과정 등 혜택을 그대로 받게 된다. 입시는 현재도 서울 내에서만 광역모집 중이며 일반고와 같은 시기인 후기에 진행하고 있어 변동이 없다.
◇사실상 일반고와 별 차이 없던 자공고…폐지 빨라질 듯
자공고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대응하는 특성화고등학교의 한 종류다. 학교운영과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보다 폭넓게 보장된 공립학교를 일컫는다.
5년마다 재지정 평가를 받고 교육부 동의 없이 시·도교육감 권한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결정해 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전국에 107개교가 남아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자사고와 특목고인 외국어·국제고는 물론 자공고 당시 112개교도 2025년 3월부터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또 올해 2월에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 자공고 관련 법 조항을 삭제해 재지정을 할 근거도 없앴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11월 도내 자공고 11개교를 순차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올해 지정이 종료된 2개교는 이미 일반고로 전환됐다. 2021년 3개교, 2022년 4개교, 2023년 2개교가 지정기간이 종료되면서 자공고 간판을 떼게 된다.
학교 현장에서는 자공고가 교육부 폐지 결정 이전에도 일반고와 별다른 차별성이 없어 제도적으로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매년 교육부 특별교부금도 줄었고 2014년부터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일괄 적용으로 교육과정도 일반고와 동일하게 운영돼 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010년 첫 편성 당시에는 자공고가 일반고보다 많게는 교육과정 40단위를 더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었지만 2014년부터는 아무런 차이가 없어졌다"며 "타 비평준화 지역은 자공고 학교장에 학생 선발권이 있었는데 서울은 선발권도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자공고 조기 일반고 전환을 결정한 지역은 서울이 아직 유일하다. 타 지역 자공고들도 지원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 일반고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특별교부금이 끊기면서 자공고를 유지하려는 타 지역은 교육청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야 할 수도 있다"며 "지켜봐야겠지만 전환 논의를 하고 있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