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문사학 탐방47-공감의 가치로 융합적 인재 키우는 ‘칠원고’
  • 특색있는 STEAM융합교육 정착… 독서토론과 과제연구, 방과후학교 활발
  • 매년 유럽과 중국 일본 등의 대학을 방문하고 문화체험의 기회를 가져 세계 시민의식을 기른다
    매년 유럽과 중국, 일본 등의 대학을 방문하고 문화체험의 기회를 가져 세계 시민의식을 기른다.

    교사가 배움을 즐기고 꾸준히 성장한다면 학생도 배움과 성장의 기쁨을 알게 되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노력할 것이다.

    교사는 교과지식 전수에 그치지 않고 태도와 언어를 통해 사고를 촉발하고 행동을 이끄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달 7일 찾은 경남 함안군 무릉리에 자리 잡은 칠원고등학교(학교법인 명덕육영회)는 교정의 기념비에 새겨진 ‘새는 나무를 가려서 앉지만, 나무는 새를 가리지 않는다’는 글귀처럼 개교 당시부터 현재까지 교육에 대한 사명감과 열정으로 학생 한명의 고유한 색깔을 존중하는 다채롭고 밀도높은 교육활동을 통해 ‘창의융합형’ 인재를 빚어가고 있었다.

    이날 학교를 소개해 준 송현정 교장과 이윤아 교감, 임성구 창의특색부장 교사의 강인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담은 눈빛에서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자의 치열함을 엿볼 수 있었다.

    ‘무지·빈곤·질병 타파’ 건학이념
    향촌(香村) 윤효량 선생이 설립

    명덕육영회(이사장 윤정숙)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8월, 교육을 통해 황폐해진 농촌마을에 희망을 심겠다는 의지를 품은 향촌(香村) 윤효량 선생이 무지를 깨우치는 지혜로운 인간, 빈곤을 극복하는 성실한 인간, 질병을 타파하는 건강한 인간을 기르는 것을 건학정신으로 출발했다.

    그 다음해 군북중학교와 칠성중학교, 대산중학교, 칠원농업고등학교(현 칠원고)를 잇따라 설립했고, 1954년에 함안남중학교(현 함안여중), 1966년에 함안여자고등학교(현 명덕고)와 군북고등학교, 1966년에 대산상업고등학교(현 경남로봇고)를 각각 설립했다.

    3.1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나라의 앞날을 교육을 통해 열어가고자 애썼던 부친의 영향을 받은 향촌 선생은 교육선구자이자 불우청소년에게 무료숙식과 학비를 지원하고 음성나환자 정착촌인 향촌원과 여명원을 설립하여 삶의 터전을 마련해 준 사회사업가요, 부산부두 노동위원장을 맡아 근로자들의 권익보호에 큰 역할을 한 노동운동가로 평생 교육과 사회봉사에 헌신했다.


    선생의 삶에 감동한 동문들과 기업가들, 지역민들의 기부로 2006년에 ‘명덕역사교육관’을 건립했다. 윤정숙 이사장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설립자님의 정신을 기억하며 모든 교직원들이 한 마음이 되어 노력했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함안군과 동문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역동적으로 배우는 재학생들 덕분에 9개 학교 모두 특색있는 배움터로 자리매김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칠원고는 창의융합적 인재 육성을 위한 ‘STEAM교육 선도학교’답게 융합적 사고력과 실생활 문제 해결력을 높이기 위해 특색 넘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1학년은 정규수업을 연관되는 교과목 교사 2명 이상이 함께 진행하면서 사고 확장과 연결을 통한 재창조를 돕는다.

    일례로, ‘화성에 도시 건설’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 식이다. 또 50여명을 선발해 융합인재학급을 운영하면서 방과후에 대학 교수를 초빙하여 인문학, 일반물리학, 코딩 등의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정해 보다 심화된 내용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학년은 과제연구 활동에 집중한다. 모둠별 토론을 통해 주제를 선정하고 자료 연구와 실험 등을 통해 소논문을 완성해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멘토-멘티활동, 실험 소인수과목 수업등 학생들이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융합적 사고를 체득하도록 하고 있다.

    학력향상(Study), 인성(Morality), 활동성(Activity), 관계성(Relation), 자기관리(Training)로 나눠 동기부여를 하고 3년간의 교육활동에 대한 성취감을 얻도록 ‘명품인증제’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1학년 융합적 사고력 배양 주력
    2학년은 과제연구 활동에 집중

    독서와 토론은 칠원고 교육활동의 핵심 축이다.

    2학년 학생들 중심으로 1박2일에 걸쳐 저자와의 대화 밤샘독서 토론 등을 진행하는 반딪불이의 날 모습
    2학년 학생들 중심으로 1박2일에 걸쳐 저자와의 대화, 밤샘독서, 토론 등을 진행하는 '반딪불이의 날' 모습.

    대표적인 독서·토론 활동인 ‘讀&Talk’은 모둠별로 책을 읽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찬반 토론을 함으로써 시야를 확장하고 토론 역량을 키워간다.

    2학년 독서동아리 학생들이 주도해 1박2일에 걸쳐 교내 체육관에서 진행하는 밤샘독서 ‘반딧불이의 날’은 독서는 물론, 저자와의 대화, 책과 영화의 만남, 독서토론 등을 통해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오로지 책에 몰입하고 추억을 만드는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정착해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진행하는 ‘북콘서트’도 기획부터 진행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주도하여 다양한 주제로 책을 읽고 발표함으로써 책 내용과 자기만의 생각을 공유하는 매력적인 활동이다.

    ‘같이의 가치’ 슬로건으로 학생이
    주체되어 다양한 문화만들기 시도

    칠원고는 지역 최고를 넘어 변화를 이끌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자 11년전부터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의 명문대학을 탐방하고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일본은 오사카의 건국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학생 교류를 통해 양국의 문화를 몸소 느끼고 보다 깊이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칠원고의 저력과 매력은 ‘같이의 가치’를 슬로건으로 내 건 학생자치회에서 비롯된 것이다. 학생회가 각종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주체이자 다양한 문화만들기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학생회는 재학생들의 정성을 모아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지역 병원의 의료진에게 감사편지와 선물을 전달했고, 소녀상을 설치해 직접 관리하면서 매년 신입생들에게 그 의미와 위안부 문제를 설명함으로써 역사 바로 알기를 돕고 있다.

    칠원고 문화만들기의 일환으로 출발한 ‘학교점퍼’도 5년째 접어들며 독특한 문화가 되었다. 모든 구성원이 이 점퍼를 입고 생활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공유하는 ‘학잠데이’를 통해 하나됨을 느끼고 칠원고인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되새긴다.

    함안군의 적극적인 지원 힘입어
    기숙사 신축, 80여개 방과후학교

    칠원고는 지자체 및 지역민들의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기반 삼아 2007년 농산어촌 우수학교로 선정되고 자율학교로 지정되면서 타 지역 우수 중학생 입학과 혁신적 교육프로그램 운영, 체계적인 진로진학 시스템 구축 등에 힘입어 지역 명문고에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학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과제 연구가 활발한 칠원고는 다양한 탐구활동을 통해 소논문을 완성하고 발표하는 기회를 갖는다
    과제 연구가 활발한 칠원고는 다양한 탐구활동을 통해 소논문을 완성하고 발표하는 기회를 갖는다.

    함안군은 기숙사 신축에 필요한 재원을 제공했고, ‘명문고 육성사업’을 통해 연 2~5억원씩을 지원해 80여개의 학생 선택형 방과후학교와 자신의 전공분야를 탐색하고 심화학습을 유도하는 ‘좋은 마음 인재학교’ 등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세밀한 진로진학 설계와 맞춤형 지도를 위해 3년 동안 같은 교사가 담임을 맡으며, 체험형 우수 대학 탐방과 대학별 입학설명회, 선배들의 진로멘토링 등으로 매해 대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2020학년도만 하더라도 서울대 1명, 연세대 2명, 고려대 8명, 의치한 5명, 교대 3명, UNIST 1명, 수도권 대학 51명, 국공립대학 83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금년 3월 취임한 송현정 교장은 내부적 역량과 외부적 환경이 적절히 조화되어야 생명이 탄생한다는 뜻을 담은 ‘줄탁동시(?啄同時)’를 언급하며 “교사가 모든 것을 주는 게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기억나는 선생님이 있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일찍 출근해 학생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뭘 해줄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은 학생들을 향한 진한 애정을 느끼게 했다.

  • 글쓴날 : [20-07-1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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